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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01-31
      애플의 사과상자


        작년 일본의 한 온라인 뉴스사이트에서 2006년 디지털 10대 이슈를 발표한 적이 있는데 거기에 애플의 iPod와 Bootcamp(맥컴퓨터에서 MS의 Windows XP를 설치할 수 있도록 해 주는 프로그램)가 올라가 있는 것을 보았다. iPod야 전세계적인 관심을 받은 상품이니 당연하다고 쳐도 Bootcamp까지 올라간 것은 조금 의외였다. 어떤 의도에서 올린 것인지 정확히 알 수는 없으나 아무래도 애플의 변화에 초점을 맞춘 것이 아닌가 싶다. 덕분에 한국의 맥 매니아들도 맥과 윈도우를 같이 사용할 수 있는 혜택을 누렸고 애플의 디자인을 동경하던 일반 사람들에게도 상당한 영향을 미쳤던 것이 사실이다. 오프라인에서야 워낙 판매처가 적으니 어렵겠지만 온라인에서는 에누리에서 노트북 판매순위 1위를 맥북이 차지한 적이 종종 있었다. 그 중에는 필자도 끼어 있다. 일단 애플의 장점은 디자인도 디자인이지만 사양 대비 저렴한 가격이 아닐까 싶다. 애플의 디자인에 대해서는 모두가 알고 있으나 높은 가격으로 구매를 망설이던 사람들이 낮은 가격의 맥북이 인텔의 코어2듀오 CPU를 탑재하고 출시되자 좌초하던 어선이 등대라도 발견한 듯 모여 들었다. 필자도 거기에 동승하여 애지중지하던 소니 노트북을 처분하고 코어2듀오 시리즈를 구입하였다. 맥북프로는 아직 망설여 지는 가격이다. 왜 그렇게 가격 차이가 많은지 아직 이해를 못하고 있다. 

        Bootcamp는 현재 베타판이며 정식판은 차기 맥OS 출시에 같이 발표된다고 하지만 정식판이 나올지는 아직은 미지수이다. 또한 Windows XP는 정식제품이라야 가능하며 업그레이드는 지원이 안 된다. 우여곡절 끝에 필자도 WindowsXP를 설치하였고 디바이스에서 물음표 두 개를 제외하고는 거의 모든 기능을 잘 사용하고 있다. 또한 부팅시에 왼쪽 option키를 누르면 맥OS와 MS WindowsXP를 선택해서 부팅을 할 수 있는데 상당히 편리한 기능이다. 단, 트랙패드가 너무 커 타이핑 시 걸리적 거리는 것은 정말이지 너무 불편하다. 적과의 동침이라는 것이 이런 것일까? 하지만 엄격하게 말하면 현재의 방식은 맥OS가 Windows를 품고 있는 형식이라고 보는 것이 맞을 것이다. 정상적인 Windows 사용이 가능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맥OS에서 허락을 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발열이 심하다는 사람들도 많던데 필자는 무릎에 올려두고 사용한 적이 없어 모르겠다. 다만 가끔씩 뜬금없이 돌아 가는 펜소음은 거슬리며 왼쪽으로 치우친 각종 단자들이 불편할 때가 있다. 또한 모든 단자가 왼쪽에 있어 왼쪽 상단부분이 특히 열이 심하지만 키보드 아래 손바닥이 놓여지는 부분은 오히려 일반 노트북보다 열이 낮은 것 같다.
       
        백색 광이 은은한 사과 로고는 노트북이라기 보다는 잘 만든 인테리어 소품을 보는 것 같고 진주 빛이 감도는 본체는 공예품을 보는 것 같다. 청자를 불빛에 비추어 보면 흙과 유약 사이에서 형언할 수 없을 정도의 푸른 빛이 돈다고 하는데 맥북도 그렇게 불 빛에 비추어 보고 싶은 충동을 느낄 정도이다. 애플의 마감 퀄리티는 인정하지 않을 수 없을 것 같다. 하지만 견고함에 있어서는 많은 아쉬움이 남는다. 좋게 말하면 ‘외유내강’이고 나쁘게 말하면 휴대용을 강조하는 노트북에서는 치명적인 약점일 수도 있다. 요즘엔 일부러 데스크 위의 공간을 활용하기 위해서 데스크탑 대신 노트북을 사용하는 사람들도 많지만 LCD 윗부분이 쑥쑥 들어가는 것이나 본체의 볼트가 잠긴 부분이 손으로 눌러도 밀려 들어가는 것은 아무래도 좀 약하지 않나 싶다. 공생까지는 몰라도 모시고 살아야 된다면 다시 생각해 볼 부분인 것 같다.
       
        맥북의 또 다른 특징은 여유를 느낄 수가 있다는 것이다. 약간은 엉성해 보이는 키보드 배열이나 디자인이 사용하는 사람에게 뭔가를 요구하는 듯한 느낌보다는 사용하고 싶을 때 사용하라는 듯한 여유가 느껴지는 것이다.
      이렇듯 디자인이나 감성으로 느낄 수 있는 부분에서는 맥북의 가치가 느껴지지만 정작 맥OS가 아닌 Windows를 깔고 사용하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 허구한날 파란화면의 경고 창이 뜨고 치명적인 오류 메시지가 뜬다면 그래도 맥북에 대한 동경과 사모는 여전할까? 여기에 대한 대답은 맥북으로 Windows를 사용하는 사용자들에게 다음에 또 맥북을 구매해서 Windows를 깔 생각이냐고 물어보면 되겠지만 필자의 생각은 맥북은 맥OS가 존재해야 빛을 발하지 않을까 싶다. 애플에서도 수 많은 브랜드 중에 하나로 인식되는 브랜드를 위해 Bootcamp를 만들어 배포하지는 않을 것이다.

       

        이제 애플에 대해서 잠깐 이야기를 해 보자. 애플에 대해 필자는 궁금한 것이 하나 있다. 아마 수 많은 사용자들도 궁금해 할 것이라 생각하는데, 과연 애플의 사과상자(그들의 사각 디자인)는 열리느냐 아니면 지금처럼 다양한 형태로 변화만 추구하며 끝내 그 솎을 보여 주지 않느냐 하는 것이다. iMac를 시작으로 시작된 사각형에 대한 애플의 사랑은 끝이 없어 보인다. iPod에서 정점에 달하지만 iPhone에서는 누구나 예상하는 제품이 되어 버렸다. 얼마 전 발표된 iPhone의 디자인을 두고 많은 의견이 있었지만 작년부터 나돌던 일반 사용자들의 IPhone에 대한 상상을 벗어나지 못한 것 같았다. 변함없는 사각디자인에 iPod에서 보여준 심플하면서도 강력한 인터페이스를 활용한 구성이지만 맥OS의 PDA버전에다 iPod와 Phone기능을 추가해 놓은 것 같은 느낌이다. 혹자는 LG 사이언과 비슷하다고도 하고 혹자는 예전에 출시된 적이 있는 PDA와 비슷하다고도 한다. 2007년 7월 첫 출시가 된다고 하니 지켜봐야 하겠지만 휴대폰 시장에서도 돌풍을 몰고 올지는 미지수인 것 같다. 아마도 이게 성공하면 소니의 클리에가 지하에서 통곡을 하지 않을까…슬라이딩이 지원된다는 새로운 개념의 터치패드는 그래도 애플이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한다.
       
        애플은 과연 사과상자를 벗어 던지고 다양한 디자인 변화를 시도할 수 있을까? 우선은 사각으로 가겠지만 언젠가는 벗어 던져야 할 허물이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아마 내부에서도 상당한 부담이 있을 것이라 생각이 든다. 심플한 사각디자인과 알파벳의 ‘I’는 애플의 전유물이 되어 버렸다. 다른 제조사가 제품을 사각으로 디자인하거나 제품명에 ‘I’를 넣으면 여지없이 애플을 카피한 것이라는 의심(?)을 받는다. 너무 앞서가서 그런 것일까? 아니면 너무 평범해서 그런 것일까? 작은 주변기기 하나도 소홀히 만들지 않는 그들의 노력이 지금의 애플을 이루었겠지만 거대한 골리앗에 당당히 대항하는 깐진 다윗을 응원하고픈 반 MS 정서도 한 몫 하지 않았나 싶다.

        필자의 짧은 식견으로는 애플은 앞으로 상당한 고민에 빠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지금까지는 독자적인 분야에서 자기만의 성을 쌓아 왔다면 휴대폰을 시작으로 전면전을 펼쳐야 하는 것이다. 매력적인 기능의 iPhone이지만 휴대전화 고객보다는 iPod의 경쟁 상품이 될 소지가 다분하고 또 iTunes를 허물기 위한 외부 압력도 만만찮다. 최근 출시한 애플TV나 애플TV를 지원하기 위해 새롭게 개선된 AirPort Extreme Base Station을 보면 이제 애플 나름대로 전면전을 감행해도 좋다는 판단이 선 모양이다. Web2.0 시대가 본격적으로 진행되면서 더 이상의 OS 전쟁은 무의미하다고 판단하고 iTunes라는 플랫폼으로 사용자를 끌어 들이기 위해 iPod, iPhone, Apple TV라는 막강한 suit를 출동시켰다. ‘천하삼분지책’을 내 놓은 제갈량을 한 수 뛰어넘는 ‘천하일분지책’을 스티브잡스가 실현할 수 있을까? 애플의 맥OS 베끼기라는 비아냥도 감수한 채 진행한 Vista진영의 MS의 반격은 어떤 것이 있을까? 그 외 수 많은 업체들은 어떤 반응을 보일까? 2007년은 상당히 흥분되는 한 해가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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